‘출산율 0.78’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차연수의 이로운 노동법]

입력 2023-12-15 12:41   수정 2023-12-15 15:22



12월을 마주하는 기분은 묘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설레기도 하고, 야속하게도 빠른 시간에 서럽기도 하다. 한편, 연말에 빠질 수 없는 신년계획 세우기에 앞서 곰곰이 올 한해를 돌이켜보는 일은 필수다.

연말이 되었으니 올 한해 우리나라의 주요 이슈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 올해 2023년을 장식한 대표 키워드는 바로 ‘저출산’일 것이다. 국내 합계출산율이 0.78명(2022년 기준)을 기록했다는 소식은 올 초부터 뉴스, 신문, 유튜브 할 것 없이 각종 매체를 휩쓸었다. 저출산 문제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합계출산율 0.78명은 꽤나 심각하고 충격으로 다가왔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우리나라 초저출산 사태의 주된 원인으로 경쟁, 고용, 주거, 양육의 불안 등을 꼽았다. 인구소멸 기로의 국가적 위기 속에서 출산율 반등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 노력은 사회 여러 방면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고용과 양육 측면에서 대통령 직속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육아휴직 연장(1년→1년6개월), 자동육아휴직제, 6+6 부모 육아휴직제와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 100%까지 지급하는 특례 확대 등의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고용 및 양육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사회적·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는 정부의 역할은 중요하다. 다만, 정부의 역할 못지않게 그러한 제도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현장인 수많은 사업장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사업장에 대한 실질적 지원 또한 균형 있게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본다.

필자가 올해 여성가족부 경력단절예방 지원사업, 고용노동부 근로조건 자율개선 지원사업 등에 참여하면서 만난 수많은 사업장은 대체로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한편, 직원의 제도 활용으로 인한 대체인력 채용과 근속연수에 따른 연차수당·퇴직금 지급 부담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사업장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 제도 강화는 자칫 채용시장에서 여성에 대한 암묵적 불이익이나 비정규직 양산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한편, 근로기준법·남녀고용평등법·고용보험법 등의 사각지대에 있는(근로자가 아닌) 프리랜서와 자영업자들이 있다. 고용보험 미적용자 출산급여 제도 등이 있으나 노동법상 각종 지원제도와 고용보험의 혜택에 비하면 상당히 제한적이다. 이들 역시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일원인 만큼 프리랜서와 자영업자들의 일·가정 양립을 위한 실질적 지원방안 또한 적극적으로 확대·강구되어야 할 것이다.

2012년부터 자동육아휴직제를 시행한 롯데그룹의 임직원 출산율은 2022년 기준 2.05명으로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의 2.6배가 넘는다. 육아휴직 첫 달 통상임금의 100% 지원, 남성 직원 대상 1개월 이상 육아휴직 사용 의무, 직장 어린이집 18개소 운영, 미취학 아동 학자금 지원, 자녀 의료비 지원 등 롯데그룹의 다양한 가족친화제도의 효과가 수치로 나타나는 것이라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롯데그룹의 가족친화제도와 같은 민간 차원의 혜택을 받는 이는 우리 사회의 극히 일부고 이와 같은 제도를 자체적으로 구축·운영할 수 있는 사업장 역시 드물다.

자동육아휴직제 도입 등 법정 제도 강화가 실질적인 일·가정 양립의 효과로 나타날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현장에서의 현실 가능성(사용률)과 지속성이 관건이다.

이 문제의 열쇠는 근로자들의 의지보다는 회사 차원의 의지에 달려 있다. 가족친화 조직문화에 대한 회사의 의지는 정부 지원정책의 방향과 내용에 따라 기꺼이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차연수 님은 스타트업 인턴, 해외 주재원, 5년 차 직장인을 지나 돌연 퇴사 후 공인노무사 시험에 동차 합격한 뒤 현재 제이에스인사노무컨설팅 파트너 공인노무사로 활동 중이다. 사업주 자문, 인사컨설팅, 교육·강의, 노동분쟁 사건,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사건·조사, 단체교섭 컨설팅 등 다양한 인사노무 분야를 아우른다. 우리의 일터는 법률적 영역뿐 아니라 법이 답을 내릴 수 없는 관계의 영역이 존재하기에 결국은 사람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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